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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후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수다스러운 머리속 이야기들... 와글 와글 마음속 이야기...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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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느질과 염색
작성자 마마후 (ip:)
  • 작성일 2010-06-07 1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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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85
평점 0점

 바느질은 정적이다. 정말 하루종일 밥먹을 때 빼고 바느질을 하는건.

정적이고 마음에 아무런 생각도 오가지 않는 시간이다.

머리와 가슴이 복잡하면 바느질이 되지 않는다.

무념무상의 시간이 바로 바느질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생각들에 뒤덥혀 있는때 그런 흔들림이 드러나는게 바느질이다.

 

광주로 내려온후 천을 마음대로 구입하지 못하는대신--동대문을 휘젓고 다니면서

이런 저런 천을 보고 고를 수 있을때는 천연염색은 전혀 흥미롭지 않았다----

천연염색을 하게 된다.

 

내가 하는 천연염색은 어떤 색을 바라는게 아니라

자연의 천연염색 재료인 풀과 나무를 베어 푹 삶아 나오는 색들을

감탄하며 바라보는 수준이다.

어떤 색이든 상관없다.

모아 놓고 바라보다보면 그에 어울리는 뭔가가 떠오르면

그에게 가장 어울릴듯한 모습을 만들어 주면 되니까.

 

어제는 애기똥풀 염색을 했다.

풀을 베어낼때부터 노란물이 베어 나오더니

모르고 맨손 작업을 했더니 손에 노란 물을 들여놓는다.

오늘 보니 모두 없어지긴 했지만..

 

염색을 하면서 나는 요즘 시아버지 산소밑의 빈 땅을 개간하고 있다. ㅎㅎ

한번 갈때마다 2m정도의 땅을 파헤치고 잡초며 돌을 골라내고 남은 뿌리를 뽑아내고

그리고 그곳에 뿌린 쪽이 어마어마 하게 나오고 있다.

 

씨를 뿌릴줄 몰랐기에 한웅큼씩 뿌려놨더니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하게 쪽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시어머니는 뽑아줘야 잘자란다는데

난 너무 이쁜 그 새싹들을 뽑아낼 수가없어 지켜 보고 있다.

 

부추도 얼굴을 내밀고 있고 도라지도 새싹을 올리고 있다.

뭘 심없는지 기억안나는 곳에도 새싹이 자라고 있고..

 

참외와 수박은 모종으로 심었더니 이제 겨우 자리를 잡은거 같다.

여름 휴가때 식구들 모두 모여 하나정도 따먹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머지 땅들도 개간해서 내년 봄에는 천연염색 재료들을 모아 심어보려고 한다.

 

천연염색을 하는 것도 염재를 사서 또는 추출된 염료로 염색하는건 좋아하지 않는다.

 

난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에서 해결되는걸 좋아하다보니

이러다 천연염재 농사까지 지을 판이다.

 

하지만 하다보니 바느질과 천연염색은 참으로  잘 어울리는 노동이다.

앉아서 하루종일을 보내는 바느질과 온통 육체노동으로 땀을 흘리는 천연염색

어울리는 조합이다.

 

난 왜 이렇게 생겨 먹었을까.

디자인만 하고 대량 생산해서 팔면 더 쉬울까

염재를 사서 염색을 하면 더 쉬울까

 

하지만 말이다 그건 재미가 없더란 말이지.

풀하나 낫으로 베어---어느새 낫질...ㅎㅎ 낫질이 아니라 낫으로 풀하나씩 베어내는 수준이지만--

나무로 불을 때서 푹푹 삶아내는 재미를..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어 !  개모시풀이다.  애기똥풀이네..

풀의 얼굴을 조금씩 기억해 가는 지금 난 신기하고 재미가 좋다.

몸은 힘들어 죽을 지경이지만.

 

난 변하지 않는다.. 잘 안변한다.

외부의 자극으로오는 변화는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는듯하다.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이 어떻든 시간이 지나고

부피가 커지고 사람이 많아지고  돈이 많아지면

변화되어 가는듯하다

덩어리가 커진다는건 변화해야할 시점이라는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외부의 조건에서 그런 시점이 오면 그냥 내가 조용히 빠져 나온다.

눈덩이를 조금 뭉쳐 내가 원하는대로 굴려가는건 좋지만

덩어리가 커져 굴리다 어쩌다가  경사면 꼭대기에 위치해

한없이 덩치를 키워가며

제 맘대로 굴러가는 상황이 올거라는 느낌이 오면

난  stop... 머리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고민은 많이 하지만 stop을 선택한다.

 

스스로 내부에서 오는 변화들은 그게 어떤 변화이든 "나"인듯하다.

원래의 나에서 별로 변화하지  않는 변화.. 그게 내부에서 오는 변화와 외부에서 오는 변화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이런 나를 요즘 느낀다.

난 그냥 나일뿐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뭔가를 만든다는건 나를 찾아가는것이고

더 아름답고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것은 세상이 그렇게 변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라는걸.

마음을 흔드는 작품.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변화 시키고 싶은 간절함은

그대로 사람들의 마음도 흔들어 움직이게 할까..

 

난 그냥 나로 살아갈것이다. 김수영 또다른 나인 마마후

난 그렇게 느리게 사람들 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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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영옥 2010-07-14 13:30:51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김수영 선생님,선생님의 그런 모습이 아름답읍니다.선생님마음이 커져서 사랑의 마음이 감동됩니다. 언제나, 그 마음이 변치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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