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제사에 정말 정신이 없다.
제사를 지내고 오늘 아침에 집에 왔다.
정말 녹초
사실은 수업에 빠지려고 선생님에게 전화..
헌데 선생님의 " 어서 오소" 한마디...그래서 "오후에 갈게요.."
그리고 비몽 사몽 정신이 없는채로
---종손이기에 집안 식구가 별로 안됨에도 모이면 거의 20명 정도..
밥차리고 설겆이만으로도 벅차다...---
수틀을 들이대고 김빠져 있는 내가 가니
일단 커피주시고...선생님댁에 손님으로 오신분이....
커피 한 잔에 수틀앞에 놓고 자련 수를 배웠다..
수를 놓다보니 피곤한것도 눈이 무거운것도 깨끗하게 잊혀진다.
오늘도 또 놀랐다.
꽃잎하나 하나에 속수를 놓아준다.
속수를 이음수로 ,사선으로. 솜으로. 창호지로...
속수에 넣어주는 것에 따라 꽃잎 모양이 달라진다.
꽃잎이 봉긋이 올라오는 모양이 참 곱기도 하다...
대단한 조상이다.. 자수를 놓는대도 이런 미적 감각을...
꽃 한송이를 수놓는데도 순서가 있다.
꽃그림에서 어느 잎이 가장 위의 것인지
가장 밑의 것인지 봐야 한다.
꽃잎 겹쳐진걸 보면 알수 있다.
그래서 가장 밑의 꽃잎부터 자수를 놓고
가장 위에 올려진 꽃잎을 가장 나중에 수를 놓는다.
이런식으로 위로 올라오는 꽃잎과 밑의 꽃잎을 표현하는 거다.
수를 놓으면서 내가 얼마나 날라리로 수를 놓았는지 알겠다..
무엇이든 기초는 배워야 한다.
인터넷으로 배우는것에는 한계가 있는 듯 하다.
사과에 배에 깍아주시는대로 먹기만 하고
마지막에 그 손님분이 특별한 떡국을 끓여 내오셨다.
무와 다시마를 넣어 국물을 내고
버섯한개를 넣고 떡국을 끓이면서 우유를 넣었다고...달걀도 풀고
우유가 눌어 붙기에 계속 저으면서 끓여야 한단다.
떡국에서 스프 맛이 난다.
후추만 있었으면 정말 괜찮은 맛이 었을거 같다..
가기만 하면 점심에 이런 저런 간식에 ..너무 챙겨주셔서
많이 미안하다.
난 뭘 챙기는게 어렵기에..
그저 수업하루 나가는 것도 겨우 몸만 챙겨 나가는 것도 어려운 지경이니..
왜 이리 열심히 사는걸까...
힘들어 눕고 싶은데 잠은 오지 않는다.
내가 뭘 하는지 의심이 드는 순간마다..
비몽사몽 거리를 걸을때도
잘 될거야.. 잘 될거야..
마치 주문처럼 외우며 다닌다.
우울해질때도... 잘 될거야...그럼 기분이 좀 나아지거든..
눈이 감긴다. 누우면 바로 잠들수 있을라나.. 오늘은.?
영양제를 좀 드시고 하시죠. 진짜 강추.